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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아트숍 入店이 내 꿈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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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들어 '완판'된 4000원짜리 지갑 만든 김소애 할머니

'소산당'의 전화는 14일 내내 불통이었다. 주문 폭주로 인터넷 홈페이지도 마비됐다. 4000원짜리 '대통령의 지갑' 덕분이다. '대박'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채소와 과일 등을 구입한 뒤 연보라색 누비 지갑을 꺼내는 순간 터졌다. 지갑의 한쪽 끝에 '소산당'이라는 상표가 붙은 것이 카메라에 노출됐다.

서울 정릉의 한 빌라 지하층에 있는 소산당을 찾아갔다. 20평이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서 봉제사 4명이 일하는 영세업체였다. '대통령의 지갑'을 만든 주인공 김소애(81) 할머니는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아이고, 이 누추한 곳까지 뭐하러 왔느냐"면서도 그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 제품 중 가장 저렴한 건데, 이 보잘것없는 지갑을 오랫동안 쓰신 것 같아 그저 감사하고 놀라울 뿐입니다."

“돼지꿈도 안 꿨는데‐.”김소애 할머니가‘소산당’에서 대통령 덕분에‘완판’된 누비지갑(왼쪽)을 보여줬다. 아래는 박근혜 대통령이‘소산당’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사진. /김윤덕 기자
소산당 대표인 딸 박윤주(51)씨는 유선전화가 불통이자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사정을 설명하느라 목이 쉬었다. "여태 세수도 못했다"며 웃던 그는 "누비 지갑은 물론 컵 받침, 안경집, 여권 지갑까지 전 제품이 품절돼 앞으로 20일 이후에나 주문이 가능하다"며 미안해했다. "그나마 남아 있던 물건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몽땅 가져갔어요. 매출요? 하루 전보다 100배 이상 올랐다고 보면 돼요(웃음)."

함경도 출신인 김 할머니는 처녀 시절부터 손재주가 좋았다. 6·25전쟁 당시 부산 영도로 피란 와 생업으로 차린 수예점이 광복동, 국제시장을 거쳐 서울 명동 코스모스백화점과 세운상가, 김포공항 면세점까지 진출할 만큼 번창했다. 딸 윤주씨는 "손재주뿐 아니라 사업 수완이 좋고 배짱이 두둑한 여걸"이라고 했다. 디자인 감각이 탁월해 팔순인 지금도 직접 원단의 색상과 제품 디자인을 결정한다. "에이, 그저 조금 눈썰미가 있을 뿐이에요. 그때는 침구, 이불 수예까지 크게 했는데, 지금은 요렇게 작아졌지요."

잘나가던 수예점이 휘청거린 건 1980년대 중반이다. 건축업에 손을 댔다가 실패했다. 1남3녀 자식들 건사하기 위해 문을 연 것이 '소산당'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소산당 지갑을 들어주기 전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90년대 중반 배용준씨가 일본에 한류를 불러일으키면서 공항 면세점에 나가 있던 저희 누비 제품들이 일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지요. 그런데 우리 제품을 모방한 싸구려 중국산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엔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매출이 말도 못하게 줄어든 상태였어요." 대통령 지갑의 가격이 고작 4000원인 것도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직원들에게 김소애 할머니는 '호랑이 사장님'으로 통한다. 바느질부터 포장까지 작은 실수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포부는 여전히 컸다. "루브르 박물관 아트숍에 입점하는 게 꿈이라오. 내년엔 꼭 파리에 가보려고요. 진짜 좋은 제품으로 보답할게요.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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